This study aims to classify types of work-life balance among employees using Latent Profile Analysis (LPA) and investigate variations in depressive symptoms and satisfaction with working conditions across these types. Data were derived from the 6th Korean Working Conditions Survey (KWCS), conducted between 2020 and 2021, which included a sample of 49,479 employed individuals. The LPA revealed three distinct profiles of work-life balance: Low Balance (18.5%), Moderate Balance (72.9%), and High Balance (8.6%). Significant differences in depressive symptoms and satisfaction with working conditions were observed among these profiles. Specifically, the Low Balance group exhibited the highest levels of depressive symptoms and the lowest satisfaction with working conditions, while the High Balance group displayed the lowest depressive symptoms and the highest satisfaction. These findings underscore the critical role of work-life balance in influencing both depressive symptoms and job satisfaction among workers.
1. 서 론
현대 사회에서 일생활균형(Work-Life Balance)은 개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OECD의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에도 일생활균형이 주요 지표로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이러한 균형이 개인의 전반적인 행복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일생활균형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주당 50시간 이상 근로하는 장시간 근로자의 비율이 19.7%로 OECD 국가 평균인 10%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많은 근로자들이 일과 개인 생활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OECD, 2023).
일생활균형의 개념은 과거에는 주로 가정 내 역할과 직장 내 역할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나 최근에는 일과 개인 생활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능력으로 확장되었다(김근주 외 2021; Greenhaus, Collins, & Shaw, 2003). 일생활균형은 일과 생활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을 의미하며(Guest, 2002), 주요 요소로는 근로 시간의 유연성, 직무 통제력, 가정 내 자원의 지원 등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근로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직무 만족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Beham & Drobnic, 2010). 연구에 따르면, 일생활균형이 잘 유지될 때 근로자의 신체적 건강이 향상되며 심리적 스트레스가 낮아지며,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나아가 일생활균형은 개인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직무 만족, 조직 몰입, 이직 의도 등 조직 차원의 다양한 요인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김주엽, 박상언, 지혜정, 2011; 안예진, 박준성, 정태연, 2024; Kotecha, Ukpere, & Geldenhuys, 2014). 반면, 일생활균형 유지가 어려울 경우 개인의 정신건강이 악화되고, 직무 만족도 저하와 함께 조직의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강은애, 2024; Byron, 2005; Kotecha et al., 2014; Schieman & Young, 2013).
기존의 일생활균형 연구는 주로 변수 중심적 접근(variable-oriented approach)을 통해 일생활균형과 관련된 다양한 변인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은 개별 근로자들이 경험하는 일생활균형의 다양한 패턴과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사람 중심적 접근(person-oriented approach)을 적용하여 근로자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일생활균형의 잠재적 하위 유형을 식별하고, 각 유형의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일생활균형은 근로자의 정신건강, 특히 우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 노동 시간은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치며, 이는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Inumiya, 2023; Ward & Steptoe-Warren, 2014). 특히, 자신의 일과 생활이 불균형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만성적인 육체적 피로와 심리적 소진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러한 상태는 우울증 발생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강은애, 2024). 우울은 단순한 개인적 문제를 넘어, 근로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과 직무 수행 능력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생활균형 유형에 따른 우울 수준의 차이를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근로환경 만족도는 일생활균형과 밀접하게 연관된 중요한 요소로 근로자가 자신의 직장 환경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 만족감을 의미한다(Eurofound, 2019). 이는 근로자의 업무 성과와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구에 따르면, 일생활균형이 잘 유지될 경우 근로자는 업무와 개인 생활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게 되어 직장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는 조직에 대한 몰입도와 직무 성과를 향상시키며 이직 의도를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이다솔, 남태우, 권기헌, 2018; Kotecha et al., 2014). 반대로, 일생활균형이 깨질 경우 근로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족이 증가하며,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직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Byron, 2005). 이처럼 일생활균형은 개인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근로환경 만족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개인의 삶의 질과 조직의 성과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일생활균형은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되어 왔다(McGinnity & Whelan 2009). 일부 연구자들은 시간제 근무와 같은 객관적 지표를 활용하거나, 유급 및 무급 노동 시간을 합산한 측정치를 사용하여 일생활균형을 평가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개인의 주관적 평가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법이 사용된다(Beham & Drobnic 2010; Fagan & Walthery 2011). 본 연구에서는 근로자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근로자가 지각하는 일생활균형 수준이 그들의 정신건강과 조직 내 근로환경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정리하면, 본 연구에서는 잠재프로파일 분석(Latent Profile Analysis, LPA)을 활용하여 근로자가 지각하는 일생활균형 유형을 식별하고, 각 유형에 따라 우울 및 근로환경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접근은 근로자의 다양한 요구와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여, 각 유형에 맞는 정책적 개입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근로자의 정신건강과 근로환경 만족도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근로자가 지각하는 일생활균형 유형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연구문제 2. 근로자가 지각하는 일생활균형 유형에 따라 우울 및 근로환경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가?
2. 연구 방법
2.1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본 연구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실시된 제6차 근로환경조사(6th Korean Working Conditions Survey, KWCS)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KWCS는 전국의 15세 이상 취업자 5만 명을 대상으로 근로형태, 고용형태, 직종, 업종, 고용안정, 직무만족도 등 근로환경 전반을 파악하기 위해 수행된 조사이다. 본 연구에서는 제6차 근로환경조사 조사항목 중 근무패턴, 건강영향지표, 근로환경 만족도 문항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또한, 일생활균형 관련 요인에 결측치가 있는 데이터를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49,479명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응답자의 성별은 남성 28,302명(57.2%), 여성 21,177명(42.8%)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40대와 50대가 각각 23.5%로 가장 많았으며, 교육수준은 대졸 이상이 53.1%로 가장 많았다. 소득 수준은 300만원 미만이 약 57%로 높은 비중을 나타났다. 주당 근로시간은 40시간 이상 52시간 미만이 63.0%로 가장 많았으며, 15시간 미만(5.7%)과 68시간 이상(3.3%)도 있었다. 직업군별로는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가 21.0%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사무 종사자(17.6%), 단순노무 종사자(14.5%), 서비스 종사자(11.1%) 순이었다. 고용형태는 상용근로자가 59.8%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자(20.2%), 임시근로자(12.0%), 일용근로자(4.5%)가 뒤를 이었다.
2.2 측정도구
2.2.1 일생활균형
일생활균형은 근무시간과 생활 간의 균형, 그리고 일과 가정이라는 두 영역의 상호관련적인 측면에서 측정되었다. 첫째, 근무시간과 생활 간의 균형은 ‘귀하의 근무시간은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기에 적당합니까?’라는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이 문항은 ‘매우 적당하다(1점)’에서 ‘전혀 적당하지 않다(4점)’까지 4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게 되어있으며, 역코딩 후 계산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근무시간이 가정 및 사회생활과 균형이 잘 맞추어졌음을 의미한다.
둘째, 일과 가정의 상호 영향은 일의 과잉이 가족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가족생활이 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으로 ‘지난 1년 동안 얼마나 자주 다음과 같은 일들을 경험하였습니까?’라는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이 문항은 ‘항상 그랬다(1점)’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5점)’까지 5점 Likert 척도로 측정되며 점수는 역코딩 후 합산하여 계산하였다. 예시 문항으로는 ‘일을 하지 않을 때에도 일을 걱정한다.’, ‘퇴근 후 집안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하다.’, ‘집안일 때문에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등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일생활균형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2.2.2 우울
우울은 WHO-5 웰빙 지수로 측정하였다. 이 지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998년에 고안한 지수로 주관적인 심리학적 복지를 평가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설문지 중 하나로, 주로 우울증 위험을 측정하는 도구로 많이 사용한다. 예시 문항으로는 ‘나는 즐겁고 기분이 좋다.’, ‘나는 마음이 차분하고 편안하다.’ 등이 있으며, 응답은 ‘항상 그랬다(1점)’에서 ‘그런 적 없다(5점)’까지 5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게 되어있다. 점수는 역코딩 후 합산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낮고, 지난 2주간 긍정적인 감정을 자주 경험했음을 의미한다.
2.2.3 근로환경 만족도
근로환경 만족도는 ‘귀하의 근로 환경에 전반적으로 만족하십니까?’라는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여기서 근로환경은 물리적인 환경뿐만 아니라 조직문화, 상사 및 동료와의 관계 등 전반적인 근로환경을 포함한다. 이 문항은 ‘매우 만족한다(1점)’에서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4점)’까지 4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게 되어있으며, 역코딩 후 계산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근로환경에 대한 만족도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2.3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먼저, 일생활균형 유형을 탐색하기 위해 Mplus 6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잠재프로파일 분석(Latent Profile Analysis, LPA)을 실시하였다. 잠재프로파일의 수를 결정하기 위해 정보지수인 AIC, BIC, SABIC, 분류의 질을 고려하는 Entropy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모형비교 검증방법으로 LMR-LRT와 BLRT를 활용하였다. AIC, BIC, SABIC는 값이 작을수록 좋은 적합도를 나타내고, Entropy는 0과 1 사이의 표준화된 값으로 나타나며, 분류가 정확할수록 1에 가깝다. LMR-LRT와 BLRT는 잠재계층의 수가 k-1인 모형과 k인 모형의 적합도를 비교하는데 사용되며, p값이 유의하면 잠재계층의 수가 k개인 모형을 선택한다(홍세희, 2023). 마지막으로, 잠재프로파일의 수는 이러한 모형 적합도 지수와 해석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였다. 다음으로, 일생활균형 유형에 따른 근로자의 우울 및 근로환경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SPSS 24.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산분석(ANOVA)을 실시하였다.
3. 연구 결과
3.1 일생활균형 유형 잠재프로파일 분석
근로자가 지각한 일생활균형 잠재계층 수를 결정하기 위해 잠재계층의 수를 하나씩 늘려가며 모형적합도를 비교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분석 결과, 정보지수 AIC, BIC, SABIC 모두 잠재계층 수가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LMR-LRT와 BLRT는 잠재계층의 수 2개에서 4개까지 모두 .001 수준에서 유의하였다. Entropy 값은 2개에서 4개까지 모두 .80 이상의 값을 보였다. 이러한 통계적 수치와 해석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잠재계층의 수가 3개인 모형이 자료를 가장 잘 반영한다고 판단하였다.
최종모형으로 결정된 세 가지 일생활균형 유형의 하위요인 점수는 <Table 2>에 제시되었으며, 이를 도식화하여 [Figure 1]에 제시하였다. 각 유형의 특성을 살펴보면, 유형 1은 전체 표본의 18.5%를 차지하며, 이 유형의 일생활균형 첫 번째 요인의 평균 점수는 1.81로, 전체 평균 2.86점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이 유형에 속한 근로자들이 근무시간과 가정 또는 사회생활 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일생활균형 두 번째 요인의 평균 점수는 3.78점으로, 다른 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이러한 결과는 이 유형에 속한 근로자들이 일과 생활 간의 상호 영향을 조화롭게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반적인 일생활균형 수준이 낮음을 보여준다. 유형 2는 전체의 72.9%를 차지하며, 중간 수준의 일생활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형의 일생활균형 첫 번째 요인 평균 점수는 3.00점으로, 전체 평균 2.86점보다 약간 높았다. 이는 이 유형의 근로자들이 근무시간과 개인 생활 간의 균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요인의 평균 점수는 4.15점으로, 전체 평균 4.11점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며, 이는 일과 생활 간의 상호 영향을 평균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유형 3은 전체의 8.6%로 가장 적은 비율을 차지하며, 이 유형의 일생활균형 수준이 가장 높았다. 일생활균형 첫 번째 요인의 평균 점수는 4.00점으로, 근무시간과 개인 생활 간의 균형이 잘 유지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두 번째 요인의 평균 점수는 4.44점으로, 5점 만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였다. 이는 이 유형에 속한 근로자들이 전반적으로 높은 일생활균형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3.2 일생활균형 유형에 따른 근로자의 우울 및 근로환경 만족도
근로자가 지각한 일생활균형 유형에 따른 우울 및 근로환경 만족도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3>에 제시되어 있다. 먼저, 일생활균형 유형에 따라 우울에 차이가 있었다(F=433.20, p<.001). 우울 점수가 낮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형 1의 평균 우울 점수는 3.63 (SD=1.07)으로 가장 낮았고, 유형 2는 3.89(SD=0.97), 유형 3은 4.14(SD=1.04)로 가장 높았다. 이는 유형 3에 속한 근로자들이 상대적으로 우울감이 적고, 더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일생활균형 유형에 따른 근로환경 만족도에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F=2025.73, p<.001). 이는 실질적으로 일생활균형을 높게 지각할수록 근로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음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이다. 유형 1의 근로환경 만족도는 2.63(SD=0.62)로 가장 낮았고, 유형 2는 2.92(SD=0.46)로 중간 수준, 유형 3은 3.19(SD=0.56)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사후 검정 결과, 근로환경 만족도는 유형 1, 유형 2, 유형 3 순으로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일생활균형 수준이 높을수록 근로자가 근로환경에 대해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잠재프로파일 분석을 적용하여 근로자가 지각한 일생활균형 유형을 살펴보고, 각 유형에 따라 근로자의 우울 및 근로환경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주요 연구결과에 따른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잠재프로파일 분석을 통해 세 가지 일생활균형 유형이 도출되었다. 먼저, 유형 1(18.5%)에 속한 근로자들은 일생활균형 수준이 가장 낮은 유형으로, 이들은 일과 개인 생활 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낮은 일생활균형은 이들의 직무 만족도와 생산성, 그리고 전반적인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 유형에 속한 근로자들은 직장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거나, 장시간 근무로 인해 개인 생활이 침해될 경우, 장기적으로 이직률 증가 또는 소진(burnout) 현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 유형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며, 유연근무제도나 추가적인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유형 2(72.9%)는 평균 수준의 일생활균형을 유지하는 유형으로, 가장 많은 근로자들이 속해 있었다. 이 유형의 근로자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일생활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통해 이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유형 3(8.6%)은 일생활균형 수준이 가장 높은 유형으로, 이들은 일과 생활 간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형의 근로자들은 높은 직무 만족도와 생산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유형의 성공적인 균형 유지 전략을 분석하고, 다른 유형의 근로자들에게도 이러한 전략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일생활균형 유형에 따라 근로자의 우울 및 근로환경 만족도에서 차이가 있었다. 우울의 경우, 유형 1에 속한 근로자들의 우울 수준이 가장 높았으며, 이는 이들이 일과 생활 간의 불균형으로 인해 심리적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하고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일생활 불균형이 개인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존 연구(Byron, 2005)를 뒷받침한다. 반면, 유형 3에 속한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우울 수준이 낮고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일과 개인 생활 간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균형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게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는 일생활균형이 잘 유지될 때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향상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Ward & Steptoe-Warren, 2014)와 그 맥을 같이 한다.
근로환경 만족도 또한 일생활균형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유형 1의 근로자들은 근로환경 만족도가 가장 낮았으며, 유형 3의 근로자들은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일생활균형 수준이 높을수록 근로자가 직장 환경에 대해 더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특히, 일생활균형이 잘 유지되는 유형 3에서는 높은 근로환경 만족도가 조직 몰입도와 직무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Kotecha et al., 2014), 이러한 긍정적인 특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조직 차원의 지원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단면적인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일생활균형의 변화와 그 영향력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일생활균형을 측정하는 다양한 요인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도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종단적 연구를 통해 일생활균형의 변화를 추적하고, 장기적인 정신건강 상태와 직무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동시에, 일생활균형을 보다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포함하여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근로자가 지각한 일생활균형에 다양한 잠재계층이 존재함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고, 특히 일생활균형에 있어서 취약한 집단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또한, 일생활균형 수준이 근로자의 우울과 근로환경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였으며 각 유형별로 차별화된 정책적 접근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특히 일생활균형 수준이 낮은 유형에 대한 맞춤형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고, 일생활균형 수준이 높은 유형의 특성을 반영한 지원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조직의 전반적인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